사막에서 밤이 되면 한낮의 햇빛 아래에 왕성하게 움직이던 뱀, 도롱뇽, 곤충들은 어느정도 휴면이라고 할 수 있는 상태로 빠져든다.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것들도 많다.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온도가 떨어짐에 따라 이들 동물들의 몸이 차가워지고, 이에 따라 생화학적 반응을 비롯한 기타 대사 과정이 느려지기 때문이다. 반면 인간을 비롯한 포유동물은 주변온도의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데 그 이유는 포유동물이 좁은 범위 안에서 체온을 유지하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능력을 가진 동물들은 정온동물이라고 부르며, 이러한 능력을 가지지 못한 동물들을 변온동물이라고 부른다.
모든 동물은 대사산물로 열을 발생시키지만, 정온동물은 몸에서 열이 생성되고 발산되는 비율을 조절하여 체온을 조절할 능력이 있다. 열이 생성되는 속도가 빨라지거나, 열을 잃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두 가지가 다 일어나면 체온이 올라가도록 되어있다.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면 체온은 떨어지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온도조절 기작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매우 낮은 온도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체온이 설정점 이하까지 떨어질 수 있고, 이러한 증세를 저체온증이라고 한다. 이런 일은 운 나쁘게도 산에서 눈보라에 갇히거나 배에서 떨어져 찬물에 빠진 사람에게 일어난다. 이런 사건을 당하면 사람은 금방 휴면상태로 들어가고, 의식을 잃으며, 여러 개의 기관이 작동을 멈추고 결국은 죽는다. 반면 지나치게 운동을 하거나 극도로 고온인 환경에 노출되면 체온이 설정점 이상으로 올라가는 고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정도가 심하면 의식을 잃고, 경련을 일으키며 호흡곤란에 빠져 사망에 이른다. 체온이 41도씨 에 접근하면서 악영향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43도씨에 이르면 대개 사망한다.
인체와 주변 환경 사이의 열교환 방식
대부분의 상황에서 인체는 주변 환경으로 열을 빼앗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주변 온도가 체온보다 낮기 때문이다. 열을 발산하는 속도가 몸 안에서 열을 발생시키는 온도와 같으면 체온은 변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열의 발산은 세 가지 기작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1. 복사, 2. 전도, 3. 증발 이렇게 3가지 이다.
1. 복사에서 열에너지는 전자파의 형태로 인체로부터 주변환경으로 전달된다. 모든 물체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자파를 발사하고 흡수한다는 것은 물리학의 일반 법칙이다. 어떤 물체가 주변 환경보다 따뜻하면 그 물체는 흡수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열을 발산하여 열을 잃는다. 반면 어떤 물체가 주변 환경보다 온도가 낮으면 발산하는 것보다 흡수하는 양이 많아 열을 얻는다. 불 옆에 몇발자국쯤 떨어져 서 있으면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복사되는 열에너지를 몸이 흡수하기 때문이다.
2. 전도는 직접 접촉하고 잇는 물체 사이에 열에너지가 교환되는 방식이다. 복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열은 항상 더 따뜻한 물체로부터 더 차가운 물체로 이동한다. 예를 들어 차가운 금속을 만지면 내 몸보다 더 차갑다는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열에너지가 피부에서 금속으로 직접 전달되기 때문이다.
3. 증발에서는 표면에서의 기화라는 형태로 물체가 열을 잃는다. 인체에서 물이 증발하려면 물은 일단 액체상태에서 기체상태로 바뀌어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몸으로부터 얻은 열에너지가 필요하다. 어떤 경우 증발은 피부, 폐의 내벽, 기타 구강처럼 축축한 표면으로부터 이루어진다. 이러한 현상을 감지되지 않는 수분손실 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인체는 또한 땀의 증발을 통해서 물을 잃는데, 땀은 피부에 있는 무수한 땀샘이 분비하는 소금기 있는 액체다. 피할 수 없는 감지되지 않는 수분손실과는 달리 땀이 나는 것은 인체의 필요에 따라 조절된다. 열을 빨리 발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경우 땀이 더 많이 난다. 그 결과 피부 표면에서 더 많은 열이 증발하고, 이에따라 몸에서 열에너지가 더 많이 발산된다. 주변 온도가 체온보다 높으면 복사와 전도에 의해 열이 몸 안으로 전달된다. 이렇게 되면 이미 열을 생산하고 있는 인체에 열이 추가되는데, 그러면 사람의 몸은 이러한 상황에서 증발을 통해서 열을 발산한다. 이에 따라 땀이 나게 된다.
기체 또는 액체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감에 따라 발생하는 열전도의 형태인 대류는 바람 부는 날의 열 발산에 한몫 한다. 바람이 없는 상태에서는 피부 가까이에 있는 공기가 따뜻해진다. 왜냐하면 체표면으로부터 열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따뜻해진 공기는 몸 주변에 일종의 담요를 형성하여 전도에 의한 열손실이 느려지게 만든다. 이 담요 속에 잇는 공기에는 피부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들어 있으므로, 담요 속의 공기는 주변 공기보다 온도 뿐만아니라 습도도 높은 경향이 있다. 피부 근처에 습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증발에 의한 열발산의 속도가 느려진다. 그런데 몸을 둘러싸고 있는 공기가 움직이면 이 담요의 두께가 줄어들고, 따라서 전도와 복사에 의한 열손실이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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