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성이라는 용어는 많이들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것인지 어떻게 우리 몸을 조절하는 데에 영향을 주고 관여하는지에 대해서 오늘 살펴볼 것이다. 

인체의 세포는 생존을 위해 서로 의지한다. 세포를 신체로부터 분리하면 보통 짧은 시간 안에 죽는다. 과학자들은 배지에서 인간의 세포가 좀 더 오래 생명을 유지하는 기작을 연구해 왔지만, 결국 세포가 죽어감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세포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과학은 아직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인체 내의 조건을 재현해내지 못하고 있다. 

인간의 세포가 이렇게 변화하는 환경에 민감하다면 인간의 몸은 어떻게 해서 극단적인변화를 견뎌낼까? 어쨌든 인간은 열대 지방처럼 아주 더운 기후로부터 상당히 추운 기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여겡서 살 수 있다. 그리고 산소가 풍부한 해수면 근처의 고도에서도 살 수 있는가 하면 대기 중 산소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산지대에서도 생존한다. 인간은 또한 건조한 사막지대에서도 살 수 있고 열대우림의 극심한 습기 속에서도 산다. 인간의 몸은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까? 인체는 외부 환경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변화에도 불구하고 외부 환경의 조건을 비교적 변하지 않는 상태로 유지하는 모든 종류의 조절 기작을 갖추고 있다. 내부 환경이 이렇게 변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는 성질을 항상성이라고 한다. 내부 환경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조절된다는 말은 정상 조건하에서는 세포외액의 조성, 온도, 양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세포외액의 온도는 보통 37도씨로 유지되며 여러 가지 용질의 농도도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렇게 일정하게 유지하는 능력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인체는 외부 환경 또는 인체 자체로부터 기인하는 여러 가지 변화, 즉 충격을 줄 수 있는 변화에 끊임없이 직면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변 환경이 따뜻해지거나 운동을 하면 체온이 오른다. 체온이 올라가면 체온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조절 기작이 활동을 시작하여 체온을 정상적으로 끌어내린다. 생리학을 공부하다 보면 알겠지만 인체는 오직 서로 다른 여러 기관 상호 간의 협력에 의존해서만 일정한 조건을 유지할 수 있다. 

항상성 조절 기작이 내부환경의 변화에 저항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기는 하지만 모든 조절 시스템은 질병이나 상처에 의해 손상을 받지 않고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체온은 주변 환경의 온도가 너무 극단적이 아닌 상태에서만, 그리고 조절 시스템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너무 크지 않을 때만 정상 체온에 가깝게 유지된다. 그러나 극심한 운동 혹은 극도의 고온 환경에 노출되면 체온이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가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까지 이를 수 있다. 사실 어떤 시스템이든 항상성 유지에 실패하면 궁극적으로 질병의 징후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상태는 기관계의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인체에는 많은 세포가 질서 있는 모습으로 배열된 놀라운 구조로 되어 있다. 세포가 모여 조직이 되고, 조직이 모여 기관이 된다. 기관은 기관계를 형성하여 협동한다. 이러한 계층적 구조의 요소 하나하나를 들여다보자. 

세포와 조직

인체 내에는 서로 다른 200여 가지의 세포가 있으며 이들을 크게 다음과 같이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뉴런, 2. 근육세포, 3. 상피세포, 4. 연결조직세포. 이는 매우 광범위한 분류이며 주로 기능적 차이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리고 해부학적 구분 및 태생학적 기원에 바탕을 둔 좀 더 엄격한 분류법도 있다. 

앞서도 말한 것 처럼 신경세포, 즉 뉴런은 전기신호의 형태로 정보를 전달하는 일에 전문화되어 있다.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보통 뉴런은 다른 세포로부터 신호를 수신하거나 다른 세포로 신호를 송신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몇 개의 가지를 갖고 있다. 눈에 존재하면서 비에 반응하는 뉴런이나 피부에 존재하여 감촉에 반응하는 뉴런 같은 것들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정보를 입수하여 감각을 통해 사람이 외부세계를 인식하도록 해준다. 어떤 뉴런은 신호를 근육, 분비선 및 기타 기관에 전달하여 운동, 호르몬 분비, 기타 신체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어떤 뉴런은 예를 들어 뇌 속에 있는 뉴런은 정보 처리에 관여하여 사람이 개념을 형성하고 기억하며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감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근육세포, 즉 근섬유는 수축을 전문으로 하여 기계적 힘과 운동을 만들어낸다. 이 세포들은 팔, 다리 및 기타 수의적 조절하에 운동을 하는 신체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세포들은 또한 수의적 조절이 되지 않는 구조, 예를 들면 심장, 혈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팔 구부리기, 심장이 혈액을 내보내는 것, 위가 음식물을 섞는 것 등은 모두 근육세포가 활동하는 예다. 

상피세포는 상피라고 부르는 조직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들은 연속적인 판 모양의 세포층을 이루면서 세포가 아닌 물질로 된얇은 바닥층인 기저막과 결합해있다. 문제의 상피가 어떤 종류의 것이냐에 따라 세포층의 두께는 세포 하나로 되어있을 수도 있고 몇 개의 세포가 포개진 형태가 될 수도 있으며, 세포의 형태도 짧고 납작한 것으로부터 길고 직사각형인 것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세포들은 촘촘히 붙어 있어서 상피의 한쪽 편에 있는 물질이 반대편에 있는 물질과 자유로이 섞이지 못하도록 장벽을 형성한다. 이러한 특성에 알맞게 상피는 피부의 표면 또는 폐의 내벽처럼 체액이 외부 환경과 분리되어 보존되어야 하는 곳이면 어디에나 있다. 상피는 또한 위, 장, 혈관 등 내부 공간이 빈 기관의 내벽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이 내벽에서 상피는 외부 공간에 있는 액체를 주변의 체액과 분리한다. 속이 비어 있는 기관이나 관 외부의 공간을 일반적으로 내강이라고 부른다. 일부 상피세포는 특정한 물질, 이를테면 무기이온, 유기분자, 물 등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운반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위 내벽에 있는 세포는 산을 위 내부 공간으로 운반하여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다. 장 내부 공간으로부터 영양소와 물을 혈류로 운반하는 장 내벽 세포는 또 한 가지 예가 된다. 

일부 상피세포는 어떤 물질의 합성과 분비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인 분비선을 형성한다. 분비선에는 두가지 형태가 있다. 외분비선은 분비한 물질을 외부환경으로 통하는 도관으로 흘려보낸다. 외분비선으로는 땀샘과 침샘이 있다. 내분비선은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호르몬은 인체 안의 특정 세포를 향하는 명령을 담아 혈액 속을 이동하는 화학물질이다. 내분비선의 예로는 뇌하수체와 부신선이 있다. 

마지막으로 남은 주요 세포의 형태는 연결조직 세포로, 가장 다양하다. 여기 속하는 세포로는 혈액세포, 골세포, 지방세포 등 다양한 세포가 있는데 얼핏 보면 이들의 구조와 기능 사이에 별 공통점이 있는 것 같지 않다. 

좁은 의미에서 연결조직이라는 용어는 일차적 기능이 다른 구조에 대해 물리적 지지를 제공하거나, 제자리에 고정하거나, 상호 연결해주는 기능을 하는 모든 구조를 뜻한다.  가까운 예로는 근육을 뼈에 고정하는 힘줄, 뼈를 상호 연결하는 인대, 피부가 탄탄하고도 유연성 있도록 만들어주는 탄성 조직 등이 있다. 연결조직의 또 한 가지 예로는 뼈 자체를 들 수 있는데, 뼈는 인체의 모든 구조에 대해 직접 또는 간접으로 지지를 제공한다. 대부분의 경우 연결조직은 세포가 세포 외기질이라고 불리는 비세포 물질의 덩어리 속에 흩어져 박혀 있는 모습으로 존재한다. 세포 외기질은 단백질을 비롯한 큰 분자가 빽빽하게 그물구조를 이루고 있는 물질이다. 세포 외물질 중 가장 중요한 것들로는 긴 섬유상의 단백질인 엘라스틴과 콜라겐 조직에 장력, 즉 양쪽으로 잡아 늘이는 데 저항하는 능력을 주는 성분이다. 

넓은 의미에서 연결조직이라는 용어는 혈액이나 림프액 같은 액체도 포괄한다. 이들은 다른 연결 조직처럼 구조적 지지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의사소통의 통로를 제공하여 인체의 여러 부분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혈액은 폐로부터 산소를 받아 온몸의 조직에 전달하며 분비선이 만들어낸 호르몬을 조직으로 보내 조직이 호르몬에 적절히 반응하도록 한다. 마찬가지로 림프액도 전신의 혈관에서 새어 나온 물을 비롯한 여러 물질을 혈액으로 돌려보낸다. 

특정한 형태의 세포는 인체 내에서 같은 형태의 세포와 무리를 짓는 경향이 있는 것이 일반적 법칙이다. 예를 들어 신경세포는 다른 신경세포와 연결된 형태로 찾아 볼 수 있으며, 상피세포도 항상 다른 상피세포와 연결되어 있다.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이런 세포들의 모임을 조직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조직도 역시 신경조직, 근육조직, 상피조직, 연결조직 등 네 가지의 기본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기관과 기관계 

일반적으로 둘 혹은 그 이상의 조직이 결합하여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구조를 형성할 경우, 이러한 구조를 기관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심장은 온몸으로 피를 보내주는 것이 주요 기능인 기관이다. 심장은 물론 주로 근육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심장안에는 신경조직, 상피조직, 연결조직 도 있다. 여러개의 기관이 모여 기관계를 이루는데, 기관계는 한데 모여 일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들의 집합이다. 예를 들어 전신의 조직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혈관계가 있다. 심장혈관계는 심장, 혈관, 혈액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  한가지 기관계로는 소하계가 있는데, 그 기능은 음식물을 작은 분자로 쪼개서 혈류 속으로 운반하는 것이다. 소화계에는 입, 침샘, 식도, 위, 장, 간, 쓸개, 이자 등이 속해 있다. 일부 기관계에서는 각 기관이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어떤경우에는 각 기관이 분리되어 멀리 떨어져있는 경우도 있다. 호르몬을 분비하는 인체의 모든 분비선을 포괄하는 내분비계와 미생물 및 기타 이물질의 침입으로 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면역계가 여기 해당한다. 기관계라는 개념은 원칙적으로 단순하지만 한 기관계와 다른 기관계 사이의 구분은 항상 그렇게 분명하지는 않다. 많은 기관들이 복수의 기관계에 해당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자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 이자는 액체와 소화 효소를 분비하여 장으로 흘려 보내기 때문에 소화계의 일부인 동시에 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에 내분비계의 일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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